패키지 상품 화면을 열면 숫자가 여러 개 보입니다. 위에 작게 취소선이 그어진 값이 있고, 아래에 큰 글씨로 다른 값이 있고, 옆에 "3%" 같은 표시가 붙습니다. 어느 것이 실제로 내는 돈인지 헷갈리기 쉽습니다. 답은 간단합니다. 큰 글씨입니다.
저희가 목적지 12곳의 10~11월 출발 상품 3,537건을 뜯어 봤더니, 그중 3,516건(99%)에 할인 표기가 있었습니다. 다시 말해 취소선 그은 정가는 거의 모든 상품에 형식적으로 붙어 있는 숫자입니다. 그 값으로 상품을 비교하시면 안 됩니다.
할인율도 흥미롭습니다. 3,516건 중 3,178건(90%)이 정확히 3%였습니다. 5%가 325건, 7%가 4건, 10%는 9건뿐입니다. 정가와 판매가의 차이를 금액으로 보면 중간값 19,170원이고, 가장 컸던 경우가 89,900원이었습니다. 즉 "할인 중"이라는 표시는 거의 모든 상품에 똑같이 붙어 있어 고르는 기준이 되지 못합니다.
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. 정가 순으로 늘어놓으면 실제 내는 돈의 순서가 뒤집힙니다. 저희가 3,537건을 정가 낮은 순으로 세운 뒤 바로 옆 상품과 판매가를 비교해 봤더니 273군데에서 앞이 더 비쌌습니다. 정가가 싸 보여서 눌렀는데 실제로는 옆 상품이 더 쌌다는 뜻입니다. 그래서 저희는 화면의 모든 값을 판매가 기준으로만 정렬합니다.
표시된 값에 들어 있지 않은 돈도 있습니다. 가이드 팁·선택관광·현지 필수경비가 대표적입니다. 저희가 센 3,537건 중 팁이 없는 상품은 1,332건(38%), 선택관광이 없는 상품은 2,022건(57%)이었습니다. 반대로 말하면 절반 넘는 상품에 팁이 붙고, 열에 넷은 선택관광이 붙습니다.
쇼핑은 돈이 아니라 시간입니다. 쇼핑 일정이 없는 상품은 1,324건(37%)입니다. 셋 중 둘에는 쇼핑이 들어 있다는 뜻입니다. "노쇼핑"과 "노팁"과 "노옵션"은 서로 다른 말이니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.
마지막으로 상품 유형입니다. 3,537건 중 풀패키지가 1,925건, 에어텔이 1,091건, 세미패키지가 448건이었습니다. 에어텔은 항공과 호텔만 묶은 것이라 가이드도 일정도 없습니다. 값이 싸 보이는 상품이 알고 보니 에어텔인 경우가 있으니 유형을 먼저 보십시오.



